Lee Kang-So
From an Island
김용대/호암미술관 큐레이터
이강소의 이번 작업들은 섬에서(f’rom an lsland)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피상적인 면으로 만 볼때 여행을 통해서 얻은 어떤 결과를 관련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강소는 최근에 다녀봤던 제주도의 여행을 통해서 회화가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나증명의 수단이 아닌 회화자체의 현실로서. 그것의 반응하는 과정으로서의 나타남임을 생각해보고 있는 중이다. 그가 1973년 명동화랑 개인전에서 화랑에선 술집탁자와의 자를 설치하고 7일간 술집을 경영했던 작업과 최근에 보여주는 작업에 대한태도에서 매우 밀접한 사고체계들을 발견하게 하는데 이것은 다름 아닌 현상과 의식에 대한 공존의 가능성을 예견하게 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저변에 깔려 침잠되어 있는 의식들이 새로운 상황과 자연현상들을 만나면서 낱낱이 나누어졌던 것에서 하나의 통합된 형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며
이 점이 바로 이강소의 최근 작업에서 지적될 수 있는 특징인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에 명동화랑에서 보여주었던 작업의 내용은 지금 이 시간까지 이강소의 작업을 지배하고 있었으나. 이강소는 이러한 지배를 초월하려는 강한 의지와 뛰어난 발상들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뛰어넘으려는 수많은 작업의 과정들이 오히려, 이강소의 의식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는 아이러니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또한 1975년 제9회 파리 비엔날레에서 보여주었던(Untitled75031)에서 닭을 등장시킨 설치작업도 명동화랑의 선술집작업과 더불어 의식과 상황이라는 두가지 축을 기본으로 해서 총체적인 것을 연출해내고 있는데 바로 이러한 점들이 최근의 작업에 집중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무엇인가를 강제로 인식시키는 타자적인 입장이 아닌. 참여와 동참이라는 현대미술의 미학적 관점과 매우 길이 관련을 맺고는 있으나. 이점은 외부로부터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내면으로부터의 분출이라고 지적 할 수 있으며 이것은 바로 적극적인 긍정으로서의 “불러들이는 행위”인 것이다. 이것은 결과 되어진 형식뿐만 아니라 그것의 출발을 인지하는 행위로서 매우 동양적인 사유체계와 관련을 맺고 있으며. 흑과 백이라는 단순논리 보다 관통하는 연결하는, 구분하지 않는 탄력 있는 구조적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입체가 되었던 설치가 되었던 평면이 되었던 이강소를 인도하는 눈은 함축된 힘을 일으키는 곳에 주목되고 있으며 관조하는 형식이 아닌 움직이는 능동성이 이강소의 개념적내용이며, 소재로 등장되는 책상이나 걸상, 닭, 평면에 등장하는 오리나 배는 단순한 오재에서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모티브로서의 소재이며. 이 소재들은 바로 인간의 의식 저변에 잘려있는 관념들을 깨워내서 형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소재들과 관련시키면서 이미지의 합병, 관념의 역전을 통해 상징이라는 의도된 시나리오를 깨부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때 등장되는 결과물은 “이미지와 더불어 실재”라는 합병현상이며 보는 이에게 참여라는 마지막 유격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섬에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작업들은 매우 유니크 발상들이 엿보이는 것들로서 평면의 한계와 더불어 평면의 깊이 그리고 평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새로운 평면으로서의 회화라는 것이다. 대나무를 절단하여 직육면체로 만들고 그 위에 화강암을 곱게 갈아내서내고 얹고 또 그 위에는 화강암으로 만든 조그만 집이 놓여 있으며, 그 주위에는 달걀모양의 커다란 화강암을 곱게 갈아서 설치하였는데, 첫 느낌은 동양의 환상에서 나타나는 이상향의 산수를 보는 듯 했으며 또한 그것들의 비례 또한 상식을 벗어난 시각의 착시현상을 느끼게 했는데, 이강소는 바로 이러한 시각의 역전과 심리의 시각화라는 이미지의 실존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작업에서 각기 다른 물성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요인은 바로 이강소의 심리이자 정서와 관련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이것이(선술집)의 설치작업에서부터 최근의 움직이지 않는 입체작업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여지”라는 특이한 관점을 상정하고 있으며 그 관점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추구하면서“변함없는 변화”라는 함축적인 개념적 과정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강소는 관념적인 의식의 고정파보다 움직임이라는 “상상의 인자에게 친밀하면서 현상의 근원적 힘과 인간의 상상적 시각화를 통해서 사물들을 번안”하는 해석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의(섬에서)는 익명적 섬으로서 근원은 있되 구체적인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 근원이 있음으로서 우리는 바라보고 발견할 수 있다는 인간의 지각과정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며, 이강소는 이러한 반복과 행위를 통해서 그 근원을 초극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강소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이미지의 잔상들에서 형태를바라 본다는 인간의 시지각과 시간의 경과가 가지는 순서와 물리적 상식을 뛰어넘기 위해 자신을 분주히 태워버리는 소멸적 행위로서의 작업을 자속하고 있는 것이며, 이 반응의해 도가 바로 이강소 자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