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국국제아트페어
한만영
연필작업에 대한 소고
미술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무의미해졌다.
이제 상상력과 아이디어와 새로움이란 명분과 개념만 성립된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도 있고 미적 교감을 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수백 수천 가지의 색상과 선명도를 구현해 내는 영상매체의 범람은 조형예술의 본질을 되묻고 있다.
이러한 예술의 테크놀로지화가 평면회화의 왜소함을 확인 시켜줄 때 연필의 담백한 무채색으로 화려한 영상 감각에 도전하고 싶다는 충동에 머문다.
그것은 연필의 독특한 재질감을 통한 재현의 한계화 정밀성에 대한 도전이자 휴머니즘의 확인된다.
무모하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진부한 어제의 개념과 형식이 되어 버리는 변화의 속도를 쫓는 불감증 환자들에게 던지는 무모함 그 자체이기도 하다.
무모한 시간 투자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무아의 공간을 빠져 나온다.
2002.7 한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