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리
황주리 안경에 대한 명상 2003년5월, 황주리 내 어릴 적 사진 속의 아버지는 늘 선글라스를 끼고 계셨다. 알이 커다란 검은 레이방 선글라스를 낀 젊은 아버지‥‥…그 오래된 선글라스의 기억이 아버지의 유품으로 완결되던 순간을 기억한다. 낡은 흑백 사진 속의 아버지도 어릴 적도 나도 이제 모두 사라져 없지만, 더 이상 낡지도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는 아버지의 선글라스. 사물의 기억보다…
황주리 안경에 대한 명상 2003년5월, 황주리 내 어릴 적 사진 속의 아버지는 늘 선글라스를 끼고 계셨다. 알이 커다란 검은 레이방 선글라스를 낀 젊은 아버지‥‥…그 오래된 선글라스의 기억이 아버지의 유품으로 완결되던 순간을 기억한다. 낡은 흑백 사진 속의 아버지도 어릴 적도 나도 이제 모두 사라져 없지만, 더 이상 낡지도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는 아버지의 선글라스. 사물의 기억보다…
이미지 찾기 I-IV 새로운 ‘환영 (illusion)’을 찾아 – 구보경, 정주영, 박민준, 박소영 – 유재길|홍익대교수·미술비평 현대미술의 다양한 표현과 개념들, 그리고 양식의 변화는 극에 달한 느낌이다. 어느 하나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 아방가르드 미술이 소수를 위한 작업으로 그친 것에 대해 반성을 토론하고, 전통 회귀 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점차 모더니즘 이후 회화는 종말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운성 과일채집 한운성의 「과일 채집」은 ‘생명의 미술’ 이다. 곤충을 채집하고 식물을 채집하듯 그는 과일을 채집한다.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하여 머지않아 이상야릇하게 변해 버릴지도 모를 과일을 부지런히 그리고 성실하게 화면 위에 채집한다. 생명의 본디 모습을 지키려는 노력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그림은 미술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본디 미술이란 생명을 표현하고, 생명을 북돋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생명체-관심의 전환 한운성이 <과일…
2002 한국국제아트페어 한만영 연필작업에 대한 소고 미술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무의미해졌다. 이제 상상력과 아이디어와 새로움이란 명분과 개념만 성립된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도 있고 미적 교감을 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수백 수천 가지의 색상과 선명도를 구현해 내는 영상매체의 범람은 조형예술의 본질을 되묻고 있다. 이러한 예술의 테크놀로지화가 평면회화의 왜소함을 확인…
송수남 남천의 근작 : 안의 구조와 명상의 깊이 남천(南天) 송수남(宋秀南)이 수묵화에 매달려 온 지도 20년이 훨씬 넘는다. 이 말은 그가 수묵화를 시작한 때로부터의 연륜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일념으로 수묵화에 매진해 온 시간대를 이름이다. 80년대 초 수묵화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그는 이 운동의 열기가 식어지던 80년대 중반 이후는 다시 개인 단위로 이 운동에서 획득된 공감과 확신을…
이두식 샨판 2人展 공존의 방식 – 동양으로부터의 제안 : 이두식, 샨판展에 부쳐 ‘ 무력이 강하면 오히려 적을 이길 수 없고, 나무도 억세면 결국 생명을 마치고 만다. 그러니 강하고 큰 것은 결국 아래에 깔리게 마련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로 오르게 마련이다. ‘ – 노자 새뮤얼 헌팅턴은 1996년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을 발표했다. 여기서 그는 20세기의 이념적, 정치적…
서승원 근작 <동시성> : 색(色)의 향연과 사색(思索)의 공간 유재길 ㅣ홍익대교수·미술비평 2000년 8월, 10년 만에 가졌던 서승원의 개인전은 우리화단에 많은 관심을 갖게 하였던 전시였다. 이는 30여 년간 <동시성(同時性)>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한국 추상미술의 전개에 중추적 역할을 하였던 그의 작품 변화에 대한 반응이었다. 당시 그의 변화된 모습을 평론가들은 “따듯한 감성의 세계로 변신”이라고 지적하면서, “기하학적 이미지가 주는 차가운 이지적…
한익환 한익환선생의 백자 달항아리 Ⅰ 우리나라는 항아리의 나라라고 불리 울 만큼 수많은 항아리들이 만들어져 사용되어 왔다. 생활상의 필요에 따라 容器로서 간장, 된장, 고추장이나 각종 젓갈류와 임시로 먹을 김치나 깍뚜기, 각종 양념을 담는 항아리로서, 그리고 쌀이나 잡곡 및 식수를 담는 용도인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만들어 졌다. 이러한 항아리들은 용도에 따라 순백자 항아리나 청화백자철화백자의 항아리로 만들어 겼으며,…
한만영 기억의 현재형 김용대ㅣ 삼성미술관 큐레이터 한만영의 작업에는 상자들이 등장한다. 이 상자들은 형식적인 경우와 시각적으로 볼 수 없는 경우의 두 가지 형식을 가진다. 형식적인 경우는 물리적인 것으로서의 실제 상자이며, 시각적으로 볼 수 없는 경우는 의식의 저변에 가라 앉아 있는 기억의 상자들이다. 이 상자들은 그의 기억들이 보관되는 특별한 장소이다. 이 장소는 물리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이 공존하는…
한국인의 꿈과 낭만 한국인의 꿈과 낭만: Park Soo-Gun, Lee Chung-Sup, Kim Whan-Ki, Chang Ucchin 최광진/미술평론가 많은 사람들은 오늘의 사회를 역사상 최악의 시기로 진단한다. IMF를 겪은 이후 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정치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 규범은 마련되지 못하고, 각종 새로운 위협 속에서 불안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두식 생의 기원, 축제 그리고 새로운 깃발을 내릴 때 까지 김종근ㅣ 미술평론가 이두식의 화가로서의 출발은 60년대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열기와 함께한다. 그러나 畵題적으로 볼 때 서구 회화의 인식에 빠지기 쉬운 즈음에 전통적인 세계인 ꡒ만다라ꡓ 또는 ꡒ단청의 색상을 연상시키는 祭시리즈ꡓ등 무속적인 세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은 그의 회화세계를 통시적으로 볼 때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때 이두식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