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섭
황호섭
마치 순색의 정묘함 만이 창조의 순간에 이들이 지녔던 요소를 그대로 전달해 줄 수 있기라도 한 듯, 전혀 혼합됨이 없이 다만 우연에 의해 나란히 놓이게 된 색채들이 자아내는 빛은, 작품 움직임의 진폭을 유지시킨다.
화면의 곳곳을 메우는 색채들, 또 다른 곳의 기억. 신속하게 그어진 이 색채들은, 또 다른 화합의 가능성을 함축한 기호들이 한없이 꿈틀거릴 처음의 순간을 강조한다.
황호섭은 진행 중인 회화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거듭 고쳐 쓴다. 그는 자신의 가까운 과거, 즉 제반 영향과 결별한 후, 그로 하여금 자신의 영감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뛰어난 기법을 사용해 단시일 내에 자신의 작품을 다시금 학습했다.
– 개인전 서문에서 발췌 – 크리스티앙 브르테(前피카소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