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그림 · 큰마음
작은그림 · 큰마음
“500만원으로 명품을 컬렉션 할 수 있다”
1부 2008년 4월 15(화)~4월 19일(토)
서세옥 송수남 황영성 전광영 황주리 윤병락 김태호 김덕기 박훈성 배병우 구본창
2부 2008년 4월 21(월)~4월 25일(금)
민경갑 김종학 이왈종 이두식 김강용 이석주 이호철 이수동 한만영 주태석 지석철
최근 국내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미술시장의 도덕적 신뢰와 문화적 ․ 경제적 책임의식의 요구도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술애호가들은 예술혼이 살아있는 더욱 높은 수준의 미술작품을 콜렉션하려는 열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네 번 열린《작은 그림 큰 마음》기획전은 미술애호가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미술애호가들의 열망에 부응한 기획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시는 이제 미술시장에서 하나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2008년에 노화랑이 기획하는 《작은 그림 큰 마음 : 500만원으로 명품을 컬렉션 할 수 있다》에서는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것은 미술시장에서 미술작품에 대한 미적안목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미술애호가들의 콜렉션에 대한 진정성과 도덕성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결국 미술시장의 성장은 예술성 높은 작품과 진정으로 미술문화를 사랑하는 미술애호가들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 두 가지를 견고하게 연결시키는 역할과 나아가 미술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노화랑이 앞장서고자 합니다.
노화랑이 기획한 <작은 그림 큰마음>전은 1991년부터 시도되어 작년까지 네 번에 걸쳐 열린바 있다. 이번 전시는 다섯 번째일 뿐 아니라 가격이나 내용에 있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변모된 양상을 보이고 있음이 특징이다. 이 전시의 기획 의도는 새봄을 여는 시점에서 한국 미술의 현 주소를 신선한 기대로 가꾸어보자는 것과 미술 작품을 애호하는 대중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기회를 만듬으로서 미술문화를 증진시킨다는데 있다. 네 번에 걸친 행사를 통해 이 같은 의도가 어느 정도 가시화된 것을 엿볼 수 있으며 이번 전시는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더욱 수준 높은 내용을 담아 컬랙터들에 부응하겠다는 의욕을 피력해주고 있다.
최근 경매 회사들이 난립하는 이상 기류는 자칫 우리미술 상황을 어느 일면으로만 끌고 가는 쏠림 현상을 빚어내는 기우를 낳기도 한다. 국민적 화가로 지명되는 미술가들의 작품이 수억 또는 수십 억 원을 호가하는 상황은 자칫 미술 작품에 대한 기피감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일반으로서는 도무지 접근할 수 없는 거리감을 주어 오히려 미술작품은 그림의 떡이란 인식만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술작품에 대한 투기 심리를 조장하여 투자품목으로서 미술품이란 이상 기류를 몰아오기도 한다. 물론 미술 작품도 상품으로 치환할 수 있으나 그보다는 예술가의 정신적 작업의 결정체란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상품으로서의 가치 이전에 예술로서의 가치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미술애호가는 상품으로서의 가격에 앞서 예술적 가치 때문에 작품에 매료되는 것이다. 상품으로서는 제대로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작품도 예술적 가치는 높은 것이 얼마든지 있다. 이에 곁 드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작품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모순된 제도이다. 작품의 가치가 내용에 있듯이 상품으로서의 치환가치도 내용에 그 근거를 두지 않으면 안 된다. 큰 작품은 본격적인 작품이고 작은 작품은 준비용이란 그릇된 인식도 고쳐져야 할 것이다. 큰 작품이나 작은 작품이 그 내용에 있어 1대 1의 상대성을 지니는 것은 각각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란 말이 있듯이 오히려 큰 작품에 비해 작은 작품이 훨씬 밀도가 높은 것이 많다는 사실도 간과되어서 안 된다.
“<작은 그림 큰 마음>전은 크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스스로 만든 미적 평가기준과 안목으로 그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를 찾게 하려는 기획이다”라고 기획자는 말하고 있다. 그림의 사이즈는 비록 작지만 그림의 내용은 그것을 지니는 사람의 열망에 쫓아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반영해주고 있다.
작품은 화랑이나 미술관에 있는 것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으나 자신의 생활공간에 끄려 들임으로써 생활을 풍요롭게 가꾸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술문화는 전문적인 미술가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술문화는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싹터나며 그것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벌임으로써 꽃피어나는 것이다. <작은 그림 큰마음>은 실로 작은 씨앗에서 거대한 나무로 성장케 하는 미술문화의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는 것도 이에 연유함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미술가들은 원로, 중진에서 신진에 이르는 진폭을 지닌다.
어쩌면 우리 미술의 어느 단면을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한국화에서 서양화, 그리고 사진 작품으로 분류되는 내용은 오랜만에 우리미술의 다양한 층을 엿볼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미술 시장의 구도가 지나치게 젊은 작가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 역시 없지 않다. 물론 젊은 작가의 발굴과 지원은 우리미술의 내일을 위한 주요한 담보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지나친 쏠림 현상은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임에 다름아니다. 아직도 검증되지 않은 신진들을 갑작스럽게 스타 작가로 부상시키는 것은 이들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종내는 창작 의욕을 상실케 하는 불구적 현상을 빚어낼 위험이 없지 않다. 현재 일부에서는 그와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음을 목격하는 터이기도 하다. 반면에 중진, 중견 작가들에 대한 지나친 소외 현상 역시 우리미술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이 전시가 지닌 구성이 이 같은 불균형을 극복하는데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미덕도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